this too shall 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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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이 무너지고

이리도 썩어 무너져 내려가는 할렘의 북쪽 집에서 이제야 겨우 정 붙이고 살아볼까 했더니, 갑자기 재계약 불가라니요.

못난 남자한테 차인 기분.

내가 이 집을 떠야지, 계약 기간만 끝나면 두고 봐라,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날거라고 다짐에 다짐을 한 게 몇 번인데 막상 상대방 쪽에서 재계약 안 하겠다니 어이가 없는거야. 내가 너 따위 뻥 차버리려고 몇 번을 다짐했는데 감히 네가 먼저 이별을 고해? 내가 얼마나 성실한 세입자인데!

...물론 천장 무너졌을 때, 물 샐 때, 물 샐 때 (2), 곰팡이 필 때, 화재 경보기 작동 안 할 때, 쓰레기 수거 제 때 안 해서 냄새날 때 뉴욕 시청에 신고한 적은 있지만. 히히. 




어이가 없기도 하고 웃음만 나오기도 하고 그렇다. ㅎㅎ;


뭐 이렇게 된 거, 이 집을 떠나야 무병무탈 오래 산다는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여야지.  다 이렇게 일이 돌아가는 이유가 있는 거 아니겠삼.  이 집 천장이 당장 내년에 또 내려 앉아도 정말 놀랍지 않을텐데.  이 집 주인 입장에서야, 이 동네의 영어 못 하는 불법 체류자들이 낫지, 나처럼 따박따박 시청에 이건 인간이 살 환경이 아니라고 신고하는 세입자가 달갑지 않겠지.  


교통사고로 응급실에 실려와서 뇌 스캔을 찍어봤더니 우연히 뇌암을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고 잘 살았다는 얘기 가끔 들리지 않나.  이게 그런 것일 수도 있는 거라구. 정신 승리, 정신 승리. 










그래도 어제보단

요 며칠 어려운 소식이 엎친데 덮친 격으로 몰려오는 기분이라 울적했다. 


축 처져 있다 생각을 해보니, 한 2년 전에도, 5년 전에도, 그리고 6년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온 적이 있었는데 어떻게든 빠져 나왔었더랬지. 
그리고 지금은 그 때에 비교하면 그래도 이런 저런 사정이 나아졌으니 그게 어딘가. 

딱히 예상치 못했던 소식은 아니기도 하고. 

10년 전의 내게 이러이러한 시련이 있을 거야 라고 말해준다면, 그런 것쯤은 견뎌낼 수 있어, 내 선택을 바꾸진 않을거야 라는 대답을 들려주겠지. 


지금의 내가 10년 전의 나에게 부끄럽지는 않은 자리에 있는 것 같으니 그럼 됐지 뭘. 


사지멀쩡하고 가족들 건강하고, 일할 수 있는 팔다리가 있는데. 


노력한만큼 대가가 돌아오는 환경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







기 나눔

주위 사람들 어깨를 주물러 줄 때면, 우리 어머니께서는 아무에게나 기 나눠주는 것 아니다 라고 말씀하시곤 하셨다. 


요즘 딱 그 짝이다. 매일 매일 내 기를 탈탈 털어서 나눠주는 기분.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본격 근무하게 된지도 일년이 다 되어가는데, 그러다보니 특별히 애착이 가는 애기들이 늘어나서 하나 둘씩 마음 한 구석에 아주 내 자리요 잡고 앉는다. 아니 저도 딱히 아무에게나 기 뿌리는 건 아닌데요 머리 수가 슬금슬금 많아지다보니 어쩔 수 있나. 다른 병원에서 같이 앰뷸런스 타고 데려온 애기, 태어나기 전부터 산모와 미리 상담차 만난 애기, 죽을 고비를 같이 넘긴 애기... 

밤새도록 숨이 꼴딱 꼴딱하는 애랑 씨름하면서 이 쪽 세상에 붙들어 놓으려고 안간힘을 쓰다보면 정말 기도하는 마음이 될 수 밖에 없다. 기도의 효험이 있다면 정화수 떠놓고 매일 밤 108배라도 올리겠어요. 
그러다 보면 또 어찌어찌 용케용케 꺼질 듯 꺼질 듯한 목숨을 부지하고 살아나는 애들도 있고...  그럼 어떻게 요 쪼끄만 거한테 애착이 안 가겠나. 살아보겠다고 삼도천 앞에서 돌아왔는데.



이게 진짜 팔자 소관이라, 제 아무리 옆에서 용을 써도 살 목숨은 살고 죽을 목숨은 죽는 건지. 

왜 옛날 얘기에 보면 '이 아이는 호식으로 죽을 팔자이니 호랑이를 피하려면 열여섯 살 생일에 남쪽의 절로 보내시오' 그러지?  그럼 지나가던 스님이 허허 내 전생의 보은으로 너를 구해줄 팔자인가 보구나 하면서 호랑이에게서 숨겨주잖아. 그렇게 호식을 피할 방도를 알려주는 점쟁이를 만난 것도 팔자, 그 점쟁이 말을 따르는 부모를 만난 것도 팔자, 그 스님을 만난 것도 팔자, 그 스님이 호랑이에게서 숨겨줄 능력을 가진 것도 팔자, 그 호랑이가 스님보다 멍청한 것도 다 그 애의 팔자라구. 이 중 하나라도 삐끗하면 골로 갈 팔자였던 거야. 

그러니 내가, 또는 다른 의사가, 요 쪼끄만 애의 인생에서 마침 딱 필요한 순간에 마침 그 자리에 있어서 마침 맞는 결정을 내려서 얘를 위한 최선의 길을 택할 수 있었다면 그것 또한 팔자요 그 아이의 복. 

그 팔자를 관장하는 것이 신이든 우주의 법칙이든 나는 그 수많은 요소들 중 하나일 뿐이지만-  그래도 내 의사로서의 소임은 매일 매일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정진하는 게 아닐까 싶다.  내 아무리 발버둥쳐도 죽어나가기도 하더라마는, 적어도 할 수 있는 한에서는 최선을 다해야 하겠지. 






..그래 늘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다짐은 하지만, 이리 하나하나 정성을 쏟아넣고 나서도 차도가 없으면 진짜 힘이 쭉 빠진다. 육개월 전에 옆 병원에서 죽을 둥 살 둥 앰뷸런스 왱왱이 켜고 데려온 애기는 왜 점점 더 나빠지는지. 우리 애기 나아져서 퇴원하면 선생님이 외래 주치의 되어주실거죠? 묻는 어머니께, 글쎄요 일단 살아서 퇴원했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은 차마 못 하고 그냥 웃기만 했다.  딱 요런 코스를 밟았던 애기가 한 돌을 넘기고선 죽었었는데. 다 팔자 소관이라고 말은 잘 하지만, 당장 내 눈 앞에 있는 애를 두고 오래 못 살 팔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 죄 짓는 기분이라 진짜 마음이 천근이다. 


이러니 기가 쭈욱쭉 빠져나간다 싶을 밖에. 내 스스로부터가 기가 무한정 솟아 나오는 샘이 되어야 부모들이 힘들 때 버팀목이 되어줄텐데, 아 정말 쉽지 않다. 







조성모, 음악이 불러오는 기억

SNL코리아를 몰아서 보다보니 조성모 편이 어찌나 재미있던지.ㅎㅎ;  설마 그 매실 광고를 다시 찍을 줄은 몰랐다. ;;;;



중학교 때 수인이라는 단짝 친구가 있었는데, 지금 돌이켜 봐도 참 특이하고 별나고 똘똘하고 그야말로 뭐랄까... 별난 친구였다. 뭔가 다른 세계에 사는 것 같으면서도, 요즘 소위 말하는 중2병 같은 건 절대 아니었고 그저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구석이 있는 그런. 

그 친구가 조성모를 정말 정말 좋아했었는데.

카세트 테이프에서 CD로 넘어갈 무렵이었는데, 정말 그 친구 옆에서 덩달아 이어폰 한 짝씩 나눠끼고 테이프가 늘어질 때까지 듣고 듣고 또 들었다.  수인이 글씨도 궁서체로 또박또박 잘 썼었지, 그 '어른 글씨체'로 정성스레 조성모에게 펜레터를 몇 장이나 보냈었는지. 
그것도 자신을 기억하게 해야 한다며 매번 같은 편지지로 보냈더랬다. 

그래서 조성모 노래를 들을 때면 꼭 수인이 생각이 난다. 하얀 얼굴에, 똥그란 안경을 쓰고 정말 소설에 나올 것만 같던 아이. 


중학교 끝 무렵 서울로 전학을 갔었는데, 편지 몇 장 전화 몇 번을 주고받다가 연락이 끊겼지.  그 이후로 나는 기숙 학교에 들어갔고, 수인이는 외국으로 이사간다고 전해달라고 나중에 우리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던가.  가물가물.  그 땐 내가 미국에 가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었지.

핸드폰이 있었다면 우리는 계속 연락하고 지냈을까. 카톡이라든가.

심지어 싸이월드도 없던 때였다. 





그래서 기억 속에 그렇게 오래된 책의 한 페이지처럼 남아있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꺼내보다 바스라지지 않은, 오롯이 기억으로만 남아 있는 그런 이야기.








우리 병원에 에볼라가 왔다

벨뷰가 전 뉴욕 시의 에볼라 치료 병원으로 지정되었을 떄부터 에볼라 환자가 오는 건 시간 문제라고 생각하긴 했었지만 말이지.

막상 닥치고 나니 뭐랄까 그저 올 것이 왔구나, 싱숭생숭. 

기사 링크는 여기


아까 오후 세시쯤 에볼라 추정 환자가 벨뷰에 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결과가 음성이 아닐까 하는 한 줄기 희망은 있었는데, 몇 시간 후에 양성 판정을 받고 나니 그저 뭐.... ㅎㅎ;  
어쩌겠나요. 



주마등까지는 아니더라도, 괜히 감상적이 되어서 짧은 인생을 돌이켜 보게 되더라고.


괜찮은 삶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나름 열심히 살아왔고, 따뜻한 가정에서 부모님 사랑받으며 자랐고, (오글거려서 절대 직접 말해주진 않을 거지만) 정말로 소중한 언니들도 있고, 좋은 친구들도, 사랑하는 사람도 만났고. 이래저래 복 받은 팔자였구만.

그리 생각하니 뭐랄까 마음의 평화가 찾아와서...ㅎㅎ; 

당장 내일 출근 안 할 것도 아니고, life goes on. (or maybe not)

의사의 길을 택한 것에 별 후회도 없고요. 다시 택하라고 해도 또 골랐을 것 같은데. 




사실 나보단 짝지님이 더 걱정인게, 하필 이번 달 심폐소생 팀 왕고 레지던트인데 내일 출근하자마자 스펜서 선생님 코드 블루라도 내리면 격리 병동으로 뛰가는 거야 혹시???

레지던트 및 의대생들은 에볼라 환자 치료에서 최대한 떨어져 있게 하고 교수진들 중 일부만 직접 관여할 거라고 병원 측 공문을 내리긴 했지만, 코드 블루도 예외인가욤. 


내 자신은 그렇다 쳐도 짝지님이 감염되는 건 상상조차 하기 싫은 게 현실이여.



안 그래도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일 안 할 순 없냐길래 말이 되는겨 답하긴 했지만, 음 짝지님 생각하면 그 심정 이해 안 되는 건 아니지. 



뭐 지금으로썬 그저 가족에게도 친구 친지에게도 최대한 자주 많이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전하고, 그 어떤 일이 언제 닥쳐도 후회없는 삶이 되도록 하루 하루를 사는 게 최선이지 싶어요. 말 그대로, 오늘 하루가 마지막일 수도 있는 것처럼. ㅎㅎ;







+덧) 아 그렇다고 지금 에볼라 환자 한 명 왔다고 해서 벨뷰 병원 스태프 및 환자들에게 다 줄줄이 에볼라가 옮을 거라는 건 아니고요;;; 그 격리 병동 및 격리 검사 시설 상당히 좋지 말입니다;; 걍 시간도 늦었고 짝지님 걱정도 되고 감상적이 되더란 말이징



이글루 접속이 안 될 때는 어찌해야 하는가

1) 운다
2) 포기한다
3) 잊는다

 
답 선택지 중 2번과 3번을 선택하고 한 달을 지내려니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 할 말은 많은데 입이 근질근질.  8월 초부터 갑자기 집에서 이글루 접속이 안 되더라구요. 랩탑에서도 핸폰에서도 (3G와 wifi 둘 다). 물론 집 밖에 나가도 핸폰에서 이글루스 로딩이 안 되고. 

근데 엊그제 보스턴에서, 그리고 지금 암스테르담에서 시도해보니 잘만 되네...? 뭔가요 이건.  우리 집 라우터가 문제인가 싶지만 그럼 핸폰은 왜 안 되었던 거징. 집 라우터도 리셋해봤는데 별 효과 없던디. 집 근처 스타벅스에서도 시도해봤지만 안 되고.

뉴욕 거주자 전반이 다 접속 이상이 있을 리는 없고. 어떡하지욤. 



다음 도시에서 만날 때까지 기다려요 이글루..?





나이먹고 LA의 매력을 재발견

시간은 돌고 돌아 다시 그 때가 온 것입니다, 다음 트레이닝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 시기. 


이번엔 짝지님까지 같이 직장을 옮기려니 이만저만 고려할 점이 많은 것이 아닌거라 - 결국은 또 온 사방에 지원서를 보냈지 뭐. 

근데 하필이면 첫 면접을 LA 소아병원에 하게 되어서;;  가장 관심있는 곳들 중 하나인데, 지원서 제출 후 이틀 만에 연락이 오는 바람에 면접 연습해 볼 기회도 없이 덜컹 삼일만에 뱅기를 탔지 뭐야. 

급하게 비행기 표를 사려니 뉴욕에서 LA 직항이 거의 $900이더라. 아멕스랑 델타 마일 모아둔 걸로 퉁치긴 했지만, 짝지님도 나도 앞으로 다닐 면접이 쌓였는데 뱅기값 대느라 살림 거덜나게 생겼다.;

 


이번에 새삼 느낀 건, 정말 LA날씨 끝내주는구나! 하는 거. 


LA 날씨 좋은거야 뭐 유명하지만, 여름에 가보니 정말 그 차이가 몸으로 확 느껴지더라구. 기온은 비슷한데도 뉴욕의 여름은 습도 높고 냄새 나고 후덥지근하고 끈적하고 암튼 그냥 밖에 나가고 싶지 않은 기간이라면, 엘에이의 여름은 뽀송뽀송 건조한 더움이라 꽤 쾌적한 거 있징. 면접용 정장 자켓 입고 몇 분쯤 걸어도 겨땀이 차지 않는다는 사실에 감동 또 감동. 

뭐 가뭄이라 식당에서 물도 공짜로 안 준다고들 하지만, 물가도 맨하탄에 비하면 싸던데 물 값쯤 낼 수 있어요.



게다가 이 소아병원. 정말 좋다ㅠㅠㅠ 병원도 시설도 교육 환경도 연구 환경도 아 너무 좋을 것 같아... 

아침 7시 반부터 오후 4시 반까지 9명의 면접관을 연이어 만나느라 진이 쪽 빠지긴 했지만, 여기 올 수만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욤.




그리고 확실히 나이를 먹으니 정착할만한 환경을 찾게 되는 듯. 

처음 유학 왔을 땐 한국 사람 많은 곳에서 살면 영어 안 는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지금은 10년째 살고 있는데 뭐 더 늘겠나 싶기도 하고ㅎㅎ; 오히려 한국 사람들 많은 곳이 임신 출산 양육도 상대적으로 쉽겠다는 생각에 더 끌리는 거 있징. 한국인 환자도 많다니까 내가 도움될 수 있는 부분이 많겠다 싶고. 


어찌나 한국인 수요가 많은지, 통증 클리닉도 '안아파'라고ㅎㅎ;  로고 귀엽지 않나욤.





이게 한국이야 엘에이야. 


파리바게뜨는 워낙 흔해졌다고 쳐도, 알라딘 중고서점이 엘에이 한복판에 있는 건 정말 깜짝 놀랬다. 

심지어 도니 버거도 있어;;  도니 버거 그렇게 세계 진출할만한 거였어??!



나야 플러싱 한인타운 밖에 안 가봤지만 정말 쨉이 안 되더구만. 맨하탄 한인거리야 뭐 말할 것도 없고... 

아틀란타 한인타운도 그렇게 크다던데 정말 이런 곳에서 자라면 반쯤은 한국에서 사는 기분이겠엉. 









짝지님이 한국인이 아니라곤 해도 집 냉장고에 김치 떨어지면 귀신같이 눈치채는 인간이다 보니, 천상 한국 식품점 근처에서 살아야 할테고. 

그리고 사실 짝지님이 한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애들에게 한국 음식 먹여 키우고 한국말 가르치고 싶은 묘한 보상 심리가 있다ㅎㅎ;  





한국 음식 하니까 말인데, 면접 끝나고 공항가기 전에 한 끼를 어디서 먹을까 했더니 콜택시 운전하는 어린 아가씨가 Pot이라는 곳이 요즘 뜨는 힙한 곳이라고 추천하더라고. 


요게 밑반찬 식판. 향수 돋지 말입니다.  
메인 음식 부대찌개 사진은 안 찍었음둥. 미관상 별 특별할 것도 없었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 사람들끼리는 가지 마세요

분위기라든가 종업원 아가씨가 완전 귀여운 개량 한복 입은 거라든가 신문처럼 해놓은 메뉴판이라든가 암튼 완전 독특하고 매력있게 해놨는데, 문제는 맛이 평범. 



뭐 그리 못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굳이 그 가격 지불하고 찾아가서 먹을만한 퀄리티도 아니지.  LA에 저렴하고 맛있는 한인식당도 많던데. 프레젠테이션과 이미지 값으로 가격을 올린 거라면 타겟 대상 자체가 '힙하고 색다른 먹거리를 찾는 젊은이들' 아닌가 싶어서.  한국인 아닌 친구들 데려가긴 참 좋겠더라. 세팅해놓은 건 참 매력있어요. 



근데 난 기사식당이라도 좋으니 맛있는 한국 음식 먹고 싶어 갔던 거라, 솔직히 말하면 실망했음둥.  아 이런걸 일컬어 hyped-up이라고 하는 거구나, 싶었을 정도로.  맛만 좀 더 괜찮으면 참 좋은 아이디어의 식당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거 쓰고 있으려니 몇 년전 엘에이 갔을 때 먹었던 감자탕 생각이 절실하구나ㅠㅠㅠㅠㅠ  이번에도 거기나 갈 걸ㅠㅠㅠ

입에서 군침이 돌아서 김치국수라도 말아먹으러 갑니다. 포스팅 끗.








세 립스틱이 여섯 립스틱이 되어 오다 (부제: 소하님 벼룩은 마법의 벼룩)


일단 사진부터. 


아니 저는 분명히 맥 립스틱 세 개를 부탁드렸는데 봉투를 열어보니 여섯 개가 들어있지 말입니다...?!  소하님 이러셔도 되는 겁니까 저는 그저 감사함에 몸둘 바를 모를 따름이지 말입니다ㅠㅠㅠ 샘플도 마구 주시고 막 ㅠㅠㅠㅠㅠ 


근데 또 얘네들이 참 예뻐요.  베가스 볼트랑  impassioned가 정말 딱 포인트 주기 딱이라서 막 감동받았음둥. 

저게 아마 왼쪽에서부터 모란지 - 래비싱 - 래즐대즐러 - 사이공 서머 - impassioned - 베가스 볼트였지 싶은데, 사실 뭐가 뭔지 모르고 그냥 모란지, 래비싱, 래즐대즐러만 이름 들어본 립스틱들이라 그래 이럴 때 한 번 써보자 하고 주문한 거였구요(...) 실은 나이 서른 먹어서 '립스틱'은 처음 써보는 거라는 사실. 늘 립밤/립글로스/립버터/립 크레용 등등만 주구장창;; 그래 립스틱의 시작을 맥으로 열었으니 이제 길이 뻥 뚫린 건가요.ㅎㅎ


impassioned는 그야말로 꽃분홍!  근데 부담스럽지 않고 뭔가 좀 청초하고 얼굴이 피어보이는 그런 꽃분홍이예요. 막 어려보이려고 너무 노력한 것 같진 않은데 한 2년쯤 젋어보이는 색.   
제가 분홍이 잘 안 어울려서 레블론 sweet tart 립버터는 허옇게 떴는데, 이건 좀 더 다홍끼가 돌아서 그런지 얼굴에 착 붙어요. 

Vegas Volt도 사진으로 볼 때는 이런 색을 어떻게 바르나 했는데, 막상 발라보니 그야말로 딱 여름색. 전 코랄인지 주황인지 다홍인지 뭔지 사실 색감 꽝이라 잘 모르겠지만 그냥 여름에 잘 어울리는 색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분이 좋아지는 색. 받자마자 바로 오늘 출근할 때 바르고 갔어요ㅎㅎ;

모란지는 좀 엄할 것 같았는데 의외로 여름에 놀러나갈 때 쓸만할 것 같고, 나머지 셋은 아직 감이 안 잡혀서 좀 더 연구해 봐야겠어욤. 차차 업뎃하겠음둥.  




암튼 그래 소하님 덕분에 이렇게 맥 립스틱의 세계로 거창한 입문을 하게 되었지 말입니다 +_+   복 받으실 거예요 소하님ㅠㅠ 








바다 소풍, 임시 휴업

Cup & Cup 이라고도 하는 맨하탄 한인타운 근처의 음식점, Take 31.


혼자서도 부담없이 요기하기 좋은 곳이라 들러봤더니 이런 문구가 붙어있었다. 귀엽지 않나욤, 바다소풍이라니. (근데 7월 21일은 월요일이라는 거.) 


소풍 다녀오면 다시 와 볼게요.







집 밥에 밥은 없다 (2), 페스토 특선.

어제 H마트에서 갈비를 사왔는데 구우랴 먹으랴 동시에 바빠서 사진이 없음둥.  양념 갈비도 생갈비도 다 맛있더구만.  






지난 번 '양고기 요리는 사먹어야겠다'라고 포스팅 한게 무색하게 또 양고기. 이번엔 kitchen of india 비랴니 소스에 민트 페스토 협찬. 


정말 양 요리 할 생각은 없었는데, 박하 페스토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와서. 


슈퍼에서 바질 페스토/ 박하 페스토/ 시금치 페스토를 팔길래 셋 다 먹어보고선 음 왜 페스토는 바질로 만드는지 납득했다. 딴 걸로 만들면 구려서 그래...  특히 민트 페스토. 어 좀 그래요. 민트 좋아하는데도 이건 좀 아냐. 치약 맛 올리브 오일에 풀 식감 가미. 

짝지님이 너 맨날 궁금하다고 주섬주섬 사오는 것들 버리면 안 된다? 음식 아깝다?? 하고 쌍심지를 켜길래  알아! 먹을거야! 먹을거라구!! 큰소리 쳐놓고 고민.  민트를 상쇄시킬 만한 이는 그 누구인가.... 내게 힘을 줘 양 누린내! 


그래 역시 이번에도 먹다남은 와인+우유+비랴니 소스에 양 고기를 재워 누린내를 잡고, 다 구워질 때쯤 민트 페스토를 큰 숟갈로 퍽 퍽 끼얹었음둥. 양고기는 어차피 원래 민트 젤리라면서?  

그랬더니 누린내도 싹 잡히고, 민트 향도 눌러져서 좀 먹을만해졌다는 이야기. 원래 비랴니는 밥과 함께 해야 하지만 귀찮아서 패스.





매년 여름마다 확 땡기는 음식이 하나씩 있는데, 올해는 그게 페스토인지-
모아놓고 보니 빵+페스토+치즈+토마토/오이의 조합이 이리 잦을 수가.

계획한 것도 아닌데 매번 빵도 다르더이다. 

왼쪽은 세몰리나 빵과 망고/살구/딸기,  오른쪽은 마늘빵에 "뼈 빨아먹는 매콤 소스" + 허머스.


 

그리고 이게 그 문제가 된 박하 페스토!  빵은 양귀비씨+깨+아마씨 바게트.  모짜렐라에서 벗어나고자 구다 치즈랑 비트 무랑 먹어봤는데 역시 페스토엔 모짜렐라가.






이게 준비는 엄청 간단한데 차려놓고 보면 때깔이 고와서 괜히 뿌듯하다.   친구들이 갑자기 놀러올 때 한 상 간단히 차리기에도 좋고.  여름에 쪄 죽겠는데 입맛도 없고 밥하기 싫을 때 신선하니 맛나요.


그리고 짝지님 야채 섭취를 늘린다는 숨은 이점이...  요즘 식단 짤 때면 애 키우는 기분이다.  5대 영양소 생각해서 짝지님 쑥쑥 자라게 오래 살게 하려면 생각보다 골치가. 

이래서 유부남 수명이 독신남보다 길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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